컴퓨터 보험

생각해 보면 집, 차 역시 보험이 있지요. 물론, 이런 보험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모르는, 어디까지나 좋은 취지에서만 본다는 조건에서, 보험은 중요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에도 비슷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적게는 $5에서 많게는 $500 정도. 물론, 더 이상의 금액을 지불 해야하는 보험도 있습니다. 전자제품은 기본적으로 1년 워런티가 있습니다. 2년에서 3년의 워런티를 갖고 있는 제품도 제법 많고요.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 합니다.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금성전자(LG)에서 만든 유명한 카피라이터, 당시에는 그렇게 한 번 구입을 하면 그 정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세상이었어요. 그러나 요즘에는 2년에 한 번, 혹은 매년 새로운 기기를 교체 하는 풍토가 만연하고 있죠. 한 마디로 소비의 시대 – 쓰레기는 넘쳐나고, 지구라는 공간은 한정 되어 있고, 걱정 입니다.

전자제품에서 보험은 워런티를 좀더 연장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것, 회사마다 부르기를 달리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험처럼 볼 수 있습니다.

잘만 이용하면, 더구나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좀더 넓고 깊은 아량으로 혜택을 늘려 준다면, 아껴 사용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를 조장하는 회사는 그걸 원할리가 없죠. 18개월에서 24개월 정도에서 새로 구입 할 수 있도록 부추겨, 주기적으로 제품을 사게 유혹을 하지요. 그래서 기본 워런티가 대부분 1년이 아닐까요?

연장으로 워런티를 3년으로 하는 보험의 의미도 아껴 쓰라는 이유가 아니죠. 그 기간 동안 일어날 일을, 법적으로 경제적으로, 그저 자기 회사를 위한 대안일 뿐입니다. 절대로 구입자를 위한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최초에 판매하는 제품에 2년 이상의 기본 워런티를 왜 넣지 않겠습니까.

매력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먼저

요즘 작업이 다양해지다 보니, 작년에 업그레이드한 애플 맥북이 느리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몇일 동안 맥북프로를 알아 보던중에 ’애플 케어’를 오랫만에 보게 되었습니다. 애플에서는 그렇게 이름을 지었습니다. 애플케어라고.

저는 애플케어를 한 번 구입한 듯 합니다. 아이팟(iPod) 3세대를 구입할 때였는데, $35 정도를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얼마전 까지도 잘 구동 되었던 기기. 다시 말해서, 운이 좋아, 별일 없이 10년 사용한 기기라는 것이지요. 보험은 늘 그렇듯 버린듯한 기분을 지우기 힘들죠. 물론, 만에 하나, 혹시나 그 동안 문제가 있었다면 괜한 돈을 들이지 않고 서비스를 받았을 것입니다. 3년 이전에 일어 났다는 가정에서. – 그냥 그렇다는 것이지요.

두서 없는 이야기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저는 그 이후로 애플제품과 델 제품을 여러번 구입했습니다. 애플이 다른 제품에 비해 좋아서 그랬을까요, 별일 없이 잘 사용했었고, 중고시장을 통해서 다른 분들에게 잘 인도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애플케어를 구입하지 않습니다.

물론, 다른 회사 제품도 마찬가지 입니다. 혹시나 워런티가 끝난 이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 한다면 제 탓으로 견뎌야 하겠지만, 절대 구입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3년이 넘어간 제품은 워런티를 더 이상 연장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조심하면서 제품을 사용합니다.

$1000 넘는 돈을 주고 산 노트북에 보험을 넣지 않다니 미친거 아니야
이번에 연장 워런티 덕분에 수리 비용없이 문제 해결 했어
역시 애플케어를 잘 샀어. 다음에도, 영원히 꼭 구입해야지.

어쩌나요, 그래도 저는 절대로 구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미친건 아니고요, 그냥 운명을 하늘에 맡기는 것이지요. – 아이패드 미니 1세대를 3년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태를 경험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 새것이 $290 수리비는 $150. 그래서, 사용 가능한 부품만 따로 중고 시장에서 판매, 뼈아픈 기억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애플케어를 구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냥 기본 워런티 기간이나 좀 늘려주면 좋으련만

Game of Retirement

최근에 작업하고 있는 프로젝트 입니다. 은퇴 관련 보험 상품을 판매 하는 회사에서 좀더 쉽게 설명 할 수 있도록 한 페이지에 내용을 담아 달라는 요청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사실은 오래전에 주문을 받은 프로젝트였는데, 당시에는 정말 아이디어가 없어서 구상만 하고 시간을 낭비 했더니…요청하신 분이 그만 두라고 하시더군요. ㅠ.ㅠ

그러다, 우연히 뉴욕 타임즈에서 본 훌륭한 작품에 영향을 받아 훔치기로(조금 베끼기?) 결심했습니다.

먼저 은퇴 관련 내용을 한 눈에 보기 좋은 모양으로 다듬어야 했습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포그라픽처럼 해야 했는데, 웹에서 흔히 보는 수직적 디자인을 하면 나중에 인쇄라도 하면, 한 페이지에 담기가 힘이 듭니다. 그리고, 뭔가 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필요 했지요. 그래서, 보드 게임중에 ‘LIFE’ 라는게 있습니다. 인생게임, 우리나라에서는 부르마블이라고 하는 비슷한 보드 게임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인생 게임 보드에 디자인을 하고 싶었습니다. 은퇴 관련 보험이다 보니, 보통사람도 은퇴 연금 보험에 접근하기 쉽지 않나 싶었지요. 하지만, 억지로 내용을 인생게임 보드에 넣는게 쉽지도 않았고, 보기에도 우수꽝스러웠습니다. 결국, 괴로운 스케치만 하다가 중도에 포기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뉴욕 타임즈 기사에 실려 있던 일러스트레이션을 보게 된것입니다.

NYT
© New York Times

보드게임에 모노폴리가 또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즐기는 보드 게임. 차라리 모노폴리 보드판이 더 적당하다고 느낀 것입니다. 이 그림을 보다보니, 인생게임 보드 처럼 복잡한 구조는 정보를 보는 사람에게 더 혼란을 줄 수 있겠다 싶었죠. 왜 진작에 모노폴리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인생게임에서 모노폴리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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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atsory.com

뉴욕타임즈, 그러니까 메이저리거의 작품을 거의 다 참고를 했습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모노폴리 보드판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저는 여러가지 내용을 담아야 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케치북과 연필만 갖고 근처 도서관에 갔습니다. 3시간 넘게 초안을 잡아 와서, 바로 컴퓨터 작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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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판위에 존재 하는 말판 대용으로 은퇴자의 여성과 남성을 그렸습니다. 저는 전통적으로 나이 많은 사람 아이콘에 지팡이를 짚고 있거나, 허리가 구부러저 있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그래서, 제 그림을 그려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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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atsory.com

컴퓨터에서 디지털화 하고, 앞면 디자인 하여 최종적으로 완성(6시간소요).

내일 미팅이 있습니다. 그래서 프린트 하고, 샘플도 하나 만들었습니다. 내일, 의뢰인만 설득하면 되는 군요.